‘디지털 시대의 인문 교육을 위한 2016 디지털 인문학 교육’, 지난달 24일~26일 2박3일 동안 다녀온 워크숍 제목이다. ‘세상이 바뀌고 있는데, 연구와 교육을 어떻게 해야 하나’, ‘디지털 인문학은 새로운 방향을 제시해줄 수 있을까’ 하는 고민과 기대감, 의구심을 안고 이 워크샵에 참석했다.
이 자리에는 한국외대 임영상, 박재우, 용인대 이동철 교수 등 12명의 현직 대학교수, 인문계 연구기관의 연구원, 대학원생 등 수강생 30명이 사흘간 숙식을 하면서 아침 9시부터 밤 11시까지 총 21시간의 강의를 듣고 실습했다. 이 강의를 통해 디지털 인문학 교육의 실제를 경험하고, 각자 디지털 인문학의 교육 프로그램을 설계하는 기회를 가졌다.


디지털 인문학(Digital Humanities)이란 정보통신기술의 도움을 받아 새로운 방식으로 수행하는 인문학 연구와 교육, 그리고 이와 관계된 창조적인 저작 활동을 일컫는 말이다. 2008년 미국의 인문학재단이 디지털 인문학 지원단을 설치하고 각 대학의 디지털 인문학 연구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면서, 디지털 인문학은 미국뿐 아니라 세계 대학의 새로운 관심사로 떠올랐다. 국내 인문학계도 인문학과 정보과학의 융합학문인 ‘디지털 인문학’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디지털 인문학을 담론이 아닌, 실천의 영역에서 탐구함’을 표방한 이 워크샵에서 우리들은 각자 서버를 할당받아 인문학 강의를 위한 디지털 교실을 만드는 방법부터 배웠다. 온톨로지 설계와 위키 콘텐츠 편찬 기술을 게임 형태로 교육하는 방법도 배웠다. 위키 콘텐츠 제작방법을 배우면서 위키 콘텐츠 제작이 지식의 새로운 표현방식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됐고, 지식의 공유와 지식 네트워크 형성의 중요성을 실감했다. 온톨로지 설계는 새로운 교육방법론이 될 수 있으나, 교수자에게는 좀 더 체화하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을 느꼈다.
디지털 인문학의 사회적 수요와 상품화 가능성, 보상에 대해 질문했다. 김현 교수의 강의와 답변을 통해 필자가 이해한 디지털 인문학 교육의 강점이자 목표는 ‘디지털 원어민 세대인 학생들이 디지털 세계에서 글을 쓰고, 지식을 공유하고, 무엇보다 자신의 관심 분야 및 생활 속의 인문학적 관심사를 지식으로 만들어 디지털 세계에서 표현하는 방법을 익히는 것’이었다.


인문사회계열 학생들이 무료한 일상사에서 콘텐츠를 발견해 소프트웨어 활용능력을 배워 표현할 수 있다면, 이 자체가 대단한 능력이고, 보상이 될 것이다. 이를 위해서 교수가 먼저 디지털 마인드를 기르고 표현능력을 배워야 한다는 생각을 했다. 힘든 일이겠지만, 이 워크샵이 그 시작점이 되길 기대한다. 디지털 콘텐츠 제작방법을 배우는 것이 디지털 인문학 교육의 전부는 아니다. 기술만 배우면 심도 있는 지식이 올라오지 않으니까! 그 시작은 인문학 마인드를 길러주는 것이 아닐까? 고전 읽기와 해석, 텍스트 읽기와 쓰기 능력을 익혀 디지털 표현기술과 결합하는 것, 이것이 인문사회 계열 학생들이 갖춰야 할 새로운 능력이고 사회적 수요가 아닐까 생각했다.
모든 일정을 마친 뒤 수강생들은 “디지털 인문학의 막연함을 덜어낼 수 있었다. 인문학 과목 수업에 바로 적용할 수 있을 것 같다.”(구지현 선문대·고전문학) “디지털 세계의 지식 소비자에서 생산자로의 참여 가능성을 열었다”(박재우 한국외대·중국문학)고 자평했다. 또 “디지털 문식능력을 키우고 두려움이 줄었다.”(김영 홍콩중문대·대학원생) “디지털 인문학을 접하게 되고 여러 대학원생분들과 교수님들께 학문에 대한 열정을 배웠다.”(권연수 경인교대·학생) 등 소회를 털어놓았다.


수강생들은 워크샵에서 배우고 경험한 것을 토대로 자신의 디지털 인문학 수업 주제를 구상해 소개했다. 태지호 안동대 교수는 학생들과 함께 ‘안동의 독립운동가’라는 주제의 디지털 지역문화 콘텐츠 편찬 교육을, 한의사이기도 한 전종욱 전북대 교수(한국과학문명학연구소)는 ‘전통의학 처방 및 그와 관련된 스토리’를 주제로 하는 교과를, 이 워크샵 참석을 위해 대만에서부터 온 김윤진 대만국립사범대 교수는 한국문학 작가와 작품에 대한 지식을 대만 학생들이 중국어로 번역해 위키 사전으로 편찬하는 수업을 개설하고자 하는 포부를 밝혔다.
2016년 하계방학 기간 중에는 ‘데이터의 시각화’와 ‘전자지도’ 등 ‘시각적 인문학’의 방법론을 주제로 제2회 디지털 인문학 교육 워크샵을 개설할 계획이라고 한다. 필자는 몇 년간 문학공간을 답사하고 해석하고 시각적으로 표현하는 문학지리학 연구에 관심을 갖고 작업 중이다. 연구와 교육에 큰 도움이 될 다음 번 워크숍이 벌써부터 기대된다.


권혁래 용인대·한국고전문학

2016.02.23


출처: 교수신문  “교수부터 디지털 마인드 길러야” 기고_ 디지털 세계의 생산자 되기

Posted by 바로바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