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관기관 : 한국연구재단(NRF)
사업명 : 2016년도 인문학 대중화 신규사업 / 디지털인문학사업
프로젝트명 : 인문체험형 DMZ 투어 애플리케이션 개발
연구책임자 : 박영균 (건국대학교 인문학연구원)
지원액 : 450,000 (천원) / 매년 150,000 (천원)
연구기간 : 36 (개월)
2016/9 ~ 2019/8
본 연구과제의 목표는 ‘인문체험형 DMZ 투어 애플리케이션 개발’이다. 구체적으로 본 연구는 첫째, DMZ와 접경지역에 포함된 개별적인 답사와 여행 코스를 인문가치의 의미연결망으로 재구조화 및 맵핑화하고 둘째, 다시금 이것을 확장된 ICT와 결합시켜 웹 페이지 이상의 플랫폼인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구현하며, 셋째, 최종적으로 이렇게 구현된 애플리케이션을 인문가치의 성찰적 능력을 함양하는 인문체험형 DMZ 투어에 활용하는 것이다. 이러한 연구목표는 한편으론 ICT의 고유한 특성에 부합하는 것이자 인문학이 요구받는 사회적 확산에 부합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ICT의 핵심은 의미와 정보의 인지적 차원을 넘어서 인식대상에 대한 수용자의 다감각적 체험을 돕는 ‘수행적 힘’에 있기 때문일 뿐만 아니라, 인문학도 본래적으로 인간다운 삶의 가치와 의미를 스스로 도야해갈 수 있도록 하는 ‘실천인문학’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본 연구과제의 최종목적은 DMZ의 새로운 인문체험을 통해 ‘분단형 인간’을 뛰어넘는 ‘통일형 인간’의 생성을 기획하고, 사회적으로 통일을 위한 인식의 전환 및 일상생활 속 실천을 만들어 내는 데 있다. 하지만 인문학이 자칫 빠질 수 있는 한계는 당위적인 옳고 그름과 선악 등 추상적인 가치만을 강조할 때 발생한다. 인간다움의 의미와 가치탐구에만 치중한 나머지, 그러한 가치의 모색이 향하는 인간다움의 실천을 위한 체험적이고 경험적인 요소를 미처 고려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본 연구과제의 목적은 인문적 가치를 민감하게 인식·체험하고 일상생활 속에서 그러한 가치를 경험하도록 함으로써 인문학에 육신을 부여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인문학과 ICT의 결합은 분과학문적 한계를 뛰어 넘고 융합적 연구의 시너지를 극대화할 수 있다.
이런 점에서 본 연구과제는 ‘ICT+인문학’의 융합적 연구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이러한 융합적 연구는 본 연구팀이 수행한 선행연구의 성과에서 출발했다. 그동안 본 연구팀은 DMZ를 ‘생명(life)’, ‘평화(peace)’, ‘치유(healing)’라는 인문가치와 결합시키고 이러한 의미연결망을 디지털화(digitalizing)하는 연구를 수행해왔다. 구체적으로 이 연구는 DMZ 내 특정 장소·인물·사건에 ‘인문가치와 의미’를 부여하고, 그것의 연계망을 디지털 기술을 통해 구현함으로써 하나의 ‘의미구조체’로서 이야기를 생성해가는 ‘디지털 스토리텔링’ 방식이었다. 인문가치와 비전으로 DMZ를 재상징화하려는 연구는 궁극적으로 분단에 의해 적대적으로 왜곡되고 뒤틀린 ‘분단형 인간’이 아니라, 남북의 상처를 보듬고 분단극복을 위해 노력하는 ‘통일형 인간’을 만들고자 하는 실천적 연구이기도 했다.
하지만 이와 같은 ‘DMZ 디지털 스토리텔링’은 생명·평화·치유의 인문가치들을 성찰적으로 인식하고 체험함으로써 통일에 대한 일상적 감수성과 민감한 인식체계를 가질 수 있도록 하는 데에는 기술적인 한계를 가지고 있었다. 선행연구가 진척됨에 따라 디지털 방식의 시청각적 인식을 넘어서 DMZ 지역에 대한 구체적인 가치-의미체험이 필요하다는 점이 보다 절실해졌고, 이를 위해서는 DMZ 체험을 보다 풍부하게 할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 개발이 자연스럽게 요구되었다.
따라서 본 연구과제는 첫째, 체험영역으로서 ‘DMZ의 역사·문화지리정보들’, 둘째, 체험목적으로서 ‘인문가치들에 따른 길(Road)의 스토리텔링’, 셋째, 체험수행의 도구로서 ‘탐방형 애플리케이션’이 결합된 ‘인문체험형 DMZ 투어 애플리케이션’의 개발을 목표로 한다. 이것은 ‘인문체험형 DMZ 투어 애플리케이션’과 결합된 DMZ 투어를 통해 생명·평화·치유의 인문가치들에 대한 성찰적 인식 및 이러한 인문가치의 일상적 체험이 가능한 디지털 공감체계를 구축함으로써, 통일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감성적 체계를 바꾸고 분단극복과 평화통일을 위한 사회문화적 실천을 이끌어내고자 하는 것이다.
기대효과 :
본 연구과제의 최종결과물인 ‘인문체험형 DMZ 투어 애플리케이션’은 ‘연구성과의 활용’ 측면에서 세 가지 기대효과를 가지고 있다. 첫째, 교육적 기대효과이다. DMZ는 그 특성상 생태적 의미와 역사적 가치가 결집된 공간이라는 점에서 통일교육 및 답사, 여행에 가장 부합하는 장소이다. 이때 본 연구성과인 ‘인문체험형 DMZ 투어 애플리케이션’은 청소년, 대학생, 시민을 대상으로 한 체험형 통일교육 프로그램에 활용될 수 있다. 나아가 DMZ 답사, 탐방, 여행에 활용 가능한 여러 교육프로그램의 보조 자료로도 충분히 활용될 수 있다. 또한 이것과 연계하여 본 연구성과가 모바일 플랫폼을 통해 자기주도의 체험형 투어를 가능하게 한다는 점에서 교육용 가족여행에 가장 적합한 자료로 활용될 수 있을 것이다.
둘째, 사회적 기대효과이다. 본 연구성과는 신비화되거나 편향된 이미지로 기억되고 있는 DMZ 및 접경지역에 대한 사회적 관심을 환기시키고 접경지역의 평화적·생태적 활용 및 지속가능한 개발·보존방안에 대한 국민여론을 활성화할 수 있을 것이다. 애초 본 연구과제의 최종 목적은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하여 이윤을 창출하고자 하는 것이 아니라 분단극복과 통일을 위한 사회문화적 실천을 추동시키기 위한 것이었다. 이러한 애플리케이션의 개발을 통해 DMZ와 접경지역은 ‘적대적 긴장’이라는 기존의 이미지를 탈피하고 ‘평화로운 통일한반도’로 나아가기 위한 상징적 공간이자, ‘통일교육의 핵심공간’으로 재구성될 수 있을 것이다.
셋째, 국제적 활용 가능성도 확보할 수 있다. 외국인들에게도 판문점이나 DMZ는 한국여행에서 인기 있는 방문지인 만큼 이 애플리케이션은 국내 거주 외국인이나 외국인 방문객의 방문 수요를 확장하고 한국의 분단상황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는 데 기여할 수 있을 것이며, 영어 버전을 통해 외국인에게 적합한 여행코스를 추천할 수 있을 것이다. 이를 위해 본 연구팀은 향후 DMZ와 접경지역를 포함하는 해당 지자체와의 협약을 통해 애플리케이션의 외국어 버전의 개발 및 보급을 동시에 추진할 계획이다.
이어서 ‘인문체험형 DMZ 투어 애플리케이션’은 ‘후속연구 파생 가능성’ 측면에서도 다양한 기대효과를 가진다. 첫째, ‘평화학’의 구체적인 사례 확립과 DMZ에 대한 세계 학자들의 관심을 제고할 수 있다. 평화학 담론에서는 평화 개념이 너무 추상적이거나 단순한 사례로서 이해되기 때문에, 사람들로 하여금 평화의 구체적인 실현에 대한 실천적 고민을 불러오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 한계로 작용한다. 하지만 ‘인문체험형 DMZ 투어 애플리케이션’은 사용자로 하여금 DMZ를 생명, 평화, 치유의 인문가치로 경험하도록 도움으로써 평화학의 실천적 체험을 제공할 것이다. 또한 본 연구성과는 전 세계 평화연구자들의 관심을 제고할 수 있는 대안적 평화학의 구체적인 적용사례로 활용될 것이다.
셋째, ‘통일학’의 학문 영역을 보다 풍부하게 확장할 것이다. 기존 통일학은 통일에 대한 실제적인 체험을 통해 사람들의 몸과 마음을 바꾸는 데 소홀해 왔다. DMZ를 주제로 하는 통일학 연구는 민통선 사람들의 삶의 조건과 처지에 대한 고려가 부족한 채 이 사람들 ‘바깥’에 있는 경제적 가치, 생태적 가치에 대한 논의에 치중되어 왔다. 본 연구성과는 통일학의 정치중심적ㆍ경제중심적 편향을 뛰어넘어, 사람들의 일상과 결합한 체험형 통일연구를 통해 통일학의 연구대상과 방법론을 다변화하는 데 기여할 것이다.
넷째, 세계사적 의미를 갖는 ‘지역학’의 연구사례를 제공할 것이다. 대체적으로 현재의 지역학은 지역성을 어느 한쪽의 것으로만 환원시켜버리는 ‘범주의 협소함’을 지니거나, 내외부적 관계 속에서 규정된 ‘관점의 오류’를 지니고 있다. 하지만 DMZ 로컬리티는 전쟁과 분단의 60여년이 넘는 시간들이 만들어낸 역사・문화・자연생태계가 총체적으로 결합되어 있는 ‘의미공간’이라는 점이다. 아직까지 민족의 분단을 주제로 한 탐방형 애플리케이션이 개발되고 있지 못한 상황에서 본 연구성과는 세계사적 의미를 갖는 지역학의 사례 및 ICT와 결합된 새로운 지역학 연구의 모델을 제공하게 될 것이다.
연구 요약 :
본 연구과제의 년차별 연구수행은 다음과 같이 진행된다.
먼저 1년차의 핵심 연구내용은 ‘생명․평화․치유의 길’의 상징화․맥락화를 통한 인문 스토리텔링 연구이다. 이 연구과정은 기존의 지리환경․행정구역․도로에 의한 지역 구분과 남북분단의 적대성을 재생산하는 프레임이 가진 한계를 넘어 DMZ 및 접경지역 전체에 ‘생명, 평화, 치유’라는 인문가치에 의한 의미망을 형성하는 작업이라고 볼 수 있다. 그렇게 만들어진 ‘DMZ 인문지도’의 각 길들은 저마다의 스토리텔링을 품고 있으면서 지역 안과 밖의 여러 다른 길들과 연결된다. 이러한 총괄적인 맵핑은 다음과 같은 세부 과정을 거쳐 도출된다.
첫째, 동서를 가로지르며 9개 시․군에 걸쳐 있는 접경지역의 역사문화·예술·자연·생태·지리·지질·인물 등 각 인문정보에 대한 지역별 기초연구 및 현지조사가 진행된다. 그리고 조사․연구를 통해 수집된 각 명소ㆍ유적ㆍ풍경에 관한 데이터 및 정보를 분석하고 ‘생명ㆍ평화ㆍ치유’의 인문가치를 통해 인문지식을 상징화․맥락화한다. 둘째, 각 지역의 주요 장소를 ‘생명·평화·치유’의 인문가치에 맞추어 선별하고, 의미의 유사성을 통해 새로운 여행ㆍ탐방 길을 구성한다. 이렇게 연결된 각 지점들은 저마다 구성된 스토리텔링 연구를 통해 풍부한 인문체험을 위한 새로운 길로 도출된다. 셋째, 이렇게 만들어진 인문가치에 따른 여러 길들은 지역 내의 다른 길들과 중첩되거나 인근 지역의 다른 길들로 연결된다. 이처럼 각 지역 내부에서만 머무르던 기존의 접경지역 탐방로는 DMZ 및 접경지역 전체를 횡·종단하는 중층적 연결망으로 확장된다. 이렇게 마련된 DMZ 인문스토리텔링과 맵핑은 2차년도에 본격적으로 개발될 어플리케이션 플랫폼에 대한 기획의 기초 요소로 반영된다.
이어서 2년차 연구내용의 핵심은 ‘인문체험형 DMZ 투어 애플리케이션’ 개발을 본격적으로 추진하는 것이다. 1년차에 현지조사와 기초연구를 통해 축적된 인문 콘텐츠와 각 가치별․지역별 길에 대한 스토리텔링은 2년차 애플리케이션 기획 과정에서 재정렬되고 편집된다. 물론 이 과정에서 미비점이나 오류가 발견되면 추가 현지조사와 선행연구 분석을 통해 이를 보완하며, 필요에 따라 각 지방자치단체의 담당부서와도 긴밀히 협력한다. 애플리케이션 기획․개발팀에서는 1년차에 가안으로만 구상되었던 내부 설계와 디자인을 본격화시켜, 제작업체와 면밀한 협력을 통해 2년차에서는 시제품 단계의 애플리케이션을 완성한다. 특히 제작업체화의 협업은 애플리케이션의 제작을 위한 알고리즘의 설계, UI Flow의 재정립, 기 구축된 콘텐츠의 DB화, Web publishing 및 Programing 등으로 진행된다. 이러한 2년차 연구과정은 크게 ‘개발 준비’, ‘기획․설계’, ‘UI․UX 디자인’, ‘프로그래밍․제작’, ‘시험가동 및 시제품 완성’ 등의 5단계로 구분할 수 있다.
3년차 연구내용은 개발된 ‘인문체험형 DMZ 투어 애플리케이션’을 실제 체험․교육 프로그램에 활용하고 거기서 도출된 피드백을 통해 시제품을 수정․보완하여 완성된 애플리케이션을 연구과제의 최종결과물로 출시하는 과정을 포함한다. 이를 위해 본 연구팀은 자체적인 추가 현지검토 조사를 실시하여 애플리케이션의 실제 수행가능성을 타진하고, 관련 전문가들의 자문을 청취한다. 또한 애플리케이션이 교육 프로그램에서 어떤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지 점검해보기 위해 적극적으로 교육 프로그램을 활용할 것이다.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DMZ 체험․활동형 통일교육 프로그램, 대학생을 대상으로 한 교양강의와 DMZ 답사, 지역별 도서관과 연계하여 시민을 대상으로 한 탐방형 인문학 강좌 등을 기획․운영하면서, ‘인문체험형 애플리케이션’의 장점․활용 가능성 및 미비점․한계점 등을 다각적으로 분석한다. 이러한 점검과정을 통해 본 연구팀은 애플리케이션 시제품을 수정․보완하여 애플리케이션의 실제수행성 및 사용환경 개선을 수행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