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바로(한국학중앙연구원) 


360도 영상은 아직은 실험단계에 있다. 데이터를 만들 수 있는 촬영장비는 동영상의 경우, 1000만원정도의 고가이고, 파노라마의 경우, 아직은 100만원 수준이다. 출력장비에서도 제대로 된 360도 동영상/파노라마를 즐기기 위해서는 VR장비가 필요하다. 그러나 아직은 대부분의 VR장비가 저가형도 10만원정도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360도 동영상/파노라마는 5년내로 지금의 디카처럼 기본적인 촬영장비가 될 것으로 생각된다.


인문학적인 응용은 무엇이 있을까? 최초의 실험모델은 문화유산이 적합할 것이다. 지금까지 단방향으로 문화유산을 촬영하여 현장감과 종합적인 양태를 보기 힘들었던 문화유산 데이터를 풍부하게 할 것이다. 특히 한번 전시가 되고, 도록의 형태로만 남는 박물관 전시회를 영구적으로 보존할 수 있는 최적의 방안이 될 것으로 보인다. 


럼 최초의 상업적 모델은 무엇일까? 아마 런닝머신과의 결합일 것이다. 전국의 신라유적 탐방은 물리적인 이동시간으로 어려울 수 있다. 그러나 런닝머신과 파노라마를 결합하여, 물리적인 제약을 탈피하여 전국 신라유적을 탐방할 수 있다. 전국사찰탐방도 가능하고, 물리적으로 접근하기 힘든 경주 남산 탐방도 가능할 것이다. 런닝머신의 속도에 따라서 이동 속도가 변경되고, 만약 급한 일이 발생하면 잠시 멈추었다가 다시 탐방을 지속할 수 있다. 또한 한 문화유산에서 다른 문화유산으로 물리적인 제약을 벗어나서 이동할 수 있다. 물론 문화유산 이외에도, 백두대간 횡단, 제주올레길 등 다양한 서비스를 구상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이 모든 것은 결국 모든 문화유산에 대한 3D 스캔을 통한 완전한 가상화 이후에는 점차 축소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것은 10년 뒤에나 상업화가 가능할 정도의 서비스가 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설령 완전한 가상화가 된다고 하더라도, 20년 이내로는 실제적인 현장감에서 360도 동영상/파노라마가 더 강력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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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인문학을 위한 최소한의 조건은?  (0) 2015.02.23




디지털인문학. 최근 디지털인문학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것을 몸으로 느끼고 있다. 해외 학술 동향의 영향이든, 한국 대학교 인문학의 붕괴로 인한 탈출구 모색이든, 디지털인문학을 새로운 키워드로 잡고 다양한 시도들이 이루어지려고 하고 있다. 그리고 디지털인문학에 대한 열기의 상승과 동시에 해외 디지털인문학에서의 화두 중에 하나가 한국에서도 출현하고 있다. 


"누가 들어와야 되고, 누가 나가야 하는가?(참고 "The Digital Humanities Moment")" 


디지털인문학은 "디지털 방법론에 입각한 새로운 인문학 연구"을 말하는가?! 맞다. 본인이 관심을 가지고 있는 영역이며, 디지털인문학의 핵심이라고 생각한다. 


디지털인문학은 "디지털 시대에 인간이 살아가는 철학에 대한 연구"을 말하는가?! 맞다. 본인으로서는 별로 관심이 가지 않는 영역이지만, 인문학의 연구주제로써 "디지털"을 상정하는 것도 넓은 범위에서의 디지털인문학이라고 할 수 있다.


디지털인문학은 "디지털 시대의 새로운 교육방법론"을 말하는가?! 맞다. 후속세대를 위한 교육은 언제나 인문학의 핵심 중에 하나였고, 현재는 디지털인문학의 핵심연구분야는 아니지만, 근시일내에 핵심주제로 부상하리라 생각하는 영역이다.


그 외에도 다양한 디지털인문학의 정의가 가능하리라 생각한다. 다만 한가지 조건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디지털 기술이나 디지털 방법론에 대해서 일자무식이고, 이를 배울 의지조차 없는 이들이 말하는 디지털인문학은 거부한다. 더 쉽게 말해서, 논어 한 번 읽어보지 않고 공자의 사상을 논할 수 없는 것처럼, 페이스북이나 트위터조차 한 번 해보지 않고, 기존의 아날로그 시절의 경험에 의거한 디지털 시대의 인간의 삶에 관한 연구는 어떻게 생각해도 인정할 수 없다. 본인은 스마트폰조차 제대로 다루지 못하면서, 아이들에게 휴대폰 APP을 만들라는 행위는 교육자로서의 소양마저 의심스럽다.


물론 인문학자에게 정보학자 수준의 디지털 기술이나 디지털 방법론을 요구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최소한 정보학자와 "말이 통하는 수준"의 디지털 기술에 대한 개념적 이해와 실제 융합 프로젝트 수행 경험은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더 구체적으로 본인으로서는 최우선적으로 DATA가 무엇이고, DATA을 어떻게 구조화하고 관리해야되는지에 대한 기본적인 지식과 경험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물론 사람마다 분석 혹은 시각화 혹은 그 외의 디지털 기술이 중요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러나 그 분야는 그 분야에 특화된 정보학자나 디자이너들에게 맡겨도 된다. 그러나 인문학 DATA의 구축과 운영은 정보학자들이 결코 따라올 수 없는 분야이며, 동시에 분석과 시각화의 토대가 된다는 면에서 최소한의!! 정말!!! 이것만이라도 하자라는 의미에서 DATA을 외치고 싶다. 



필자 : 김바로 (한국학중앙연구원)

출처 : 바로바로의 중얼중얼 - 디지털인문학을 위한 최소한의 조건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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