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관기관 : 한국연구재단(NRF)

사업명 : 2016년도 인문학 대중화 신규사업 / 디지털인문학사업

프로젝트명 : 데이터로 다시 읽는 조선시대 양반의 일상 : <지암일기> 디지털 아카이빙 연구

연구책임자 : 정지영 (이화여자대학교)

지원액 : 450,000 (천원) / 매년 150,000 (천원)

연구기간 : 36 (개월)

            2016/9 ~ 2019/8




연구목표 : 


본 연구는 조선시대 양반인 지암(支菴) 윤이후(尹爾厚)의 ‘지암일기’를 분석하여 디지털 아카이브를 구축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온톨로지 설계, 데이터베이스(DB) 구축, 시각화 구현, 데이터 표준화 방법론을 개발하고, 디지털 기술을 이용하여 역사 분석의 새로운 모델을 제시하고자 한다. 일기 자료의 디지털화 작업을 통해 서술된 내용을 다른 결로 읽고, 새롭게 종합하며, 사건, 인물, 물목, 지명 등등 기술된 요소들 사이의 관계와 숨은 맥락을 읽음으로써 의미 해석의 가능성을 확장하고자 한다. 


□ 대상자료

‘지암일기’는 조선시대 유력 양반인 해남 윤씨 가문의 윤이후(고산 윤선도의 손자)가 남긴 약 8년 동안의 생활일기로서, 양반의 일기 가운데 생활 관련 정보가 가장 풍부하다. 간척, 농사, 어로, 노비, 날씨, 교유, 여행, 통신, 유배, 시, 음악, 미술, 건축, 조경, 원예, 풍수, 의약 등 시대상의 풍부한 내용을 담고 있는, 조선시대 생활사의 보고(寶庫)다. 그 속에는 <조선왕조실록> 등의 관찬자료에 남아 있는 사건들과 연계되면서 동시에 정사(正史)의 기록과는 또 다른, 지방 양반의 입장에서 쓴 일상의 기록이 담겨 있다. 이는 디지털 미디어 기술을 활용하여 옛 자료를 치밀하게 분석하고, 인문 데이터를 추출하여 분석하고 재해석하는 방법론적 전환을 모색하여, 궁극적으로 인문학적 연구를 확장하기 위해 적합한 자료라고 할 수 있다.


□ 연구 방법론

본 연구는 조선시대 역사학 및 고문헌 연구 전문가들이 주도하여, 문헌 자료 및 역사적 맥락에 대한 깊이 있는 이해와 분석을 토대로, ICT(Information and Communications Technology) 전문가와 협업을 통해 데이터 분석과 온톨로지 설계를 수행할 것이다. DB 구축 및 시각화 구현을 위해서는 Ontology(OWL, Protégé), Wiki Software, XML, SQL, Graphic Database(Neo4j), Network Graph, KML, D3 Library(Java Script) 등의 각종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다. 이와 같은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데이터 분석, DB 구축, Visualization 구현 방법을 생활사 연구, 나아가 인문학 연구에서 활용 가능한 보편적 형태로 다듬어 하나의 디지털 인문학 방법론으로 제시할 것이다. 이를 통해 다른 종류의 일기 및 생활사 자료, 나아가 여타 조선시대 고기록 연구에 적용할 수 있는 하나의 선도 사례를 만들어보고자 한다. 


□ 연구 추진 배경

일기는 역사학 연구에서 주목받고 있는 소재이다. 그러나 현재까지는 대체로 일기에서 ‘노비’나 ‘제사’, ‘물가’ 등 특정 주제 관련 기사를 발췌하여 이를 재구성하는 방식으로 연구되었다. 일기에서 일부 정보를 추출하는 방식으로는 일기 속에 담겨 있는 한 개인과 가문의 삶의 총체를 보기가 어렵다. 이러한 기존 일기 연구 방식을 넘어 일기의 주인공과 관련된 주변인들의 삶, 인간관계, 사회구조 및 조직 등 풍부한 내용을 읽어내기 위해서는 자료를 세분화하면서 동시에 총체적으로 볼 수 있게 하고, 복합적 연계를 드러낼 수 있는 디지털 인문학적 방법을 활용한 재구조화가 필요하다. 이를 위해 섬세하게 설계된 DB 구축이 필요하며, 또한 시각화 등 적절한 데이터 재가공도 요청된다. 본 연구는 ‘지암일기’가 내포한 다양한 내용을 정보화하고, 또 이를 토대로 시각화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여러 가지 고민과 해결 과정을 정리하여, 조선시대의 인간 삶을 다른 각도에서 조망하고 생활사 연구를 심화할 수 있는 새로운 디지털 인문학 연구방법론을 정립하기 위한 것이다.


□ 연구진의 구성과 역량, 목표의 달성 가능성

본 연구팀은 3년이 넘는 기간 동안 ‘지암일기’를 꾸준히 강독하여, 탈초 및 번역 작업을 완료한 상태이다. 강독 과정을 통해 연구팀 전원이 일기의 기본 서술 구조 및 각종 용어에 대한 이해를 갖추게 되었으며, 일기 속에 흩어져 있는 여러 정보를 데이터로 정리해볼 필요를 절감하게 되었다. 이에 기록된 내용을 데이터로 만들어 추출하고 분석하는 새로운 방법론을 찾게 된 것이다. DB 구축 경험이 풍부한 연구 인력, 인문정보학적 소양을 갖춘 인력, 그리고 ICT 기술을 보유한 연구자들이 함께 모이게 된 것은 이와 같은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한 것이다. 일기 속의 이야기를 효과적인 체계의 DB 및 시각화 결과물로 가공하기 위해 조선시대 역사, 고문서 전문가, 데이터 가공 및 서비스, 뉴미디어 네트워크 이론 등 여러 영역의 전공자로 연구진을 구성하게 되었다. 본 연구팀은, 자료에 대한 깊은 이해와 뚜렷한 디지털 인문학적 목표 의식, 그리고 디지털 아카이빙을 실제로 구현할 수 있는 기술을 함께 갖추고 있다. 그러므로 주어진 기간 내에 연구 목표를 충분히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기대효과 : 


본 연구는 학문적 파급효과와 다음과 같은 교육, 사회, 산업적 활용 및 기대효과를 산출하게 될 것이다. 


□ 교육적 활용 : 대학 내 디지털 인문학 전공 트랙 개설

본 연구의 결과물인 디지털 아카이브 및 시각화 콘텐츠는 물론, 이를 구축해나가는 과정 자체가 하나의 선례로서 DH(Digital Humanities) 교육의 중요한 교재가 될 수 있다. 본 연구팀은 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기 위해 대학 내에 디지털 인문학 전공 트랙을 개설할 예정이다. 이는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는 한국 DH 교육 확산 및 강화 및 DH 소양을 갖춘 학문후속세대 양성에 기여할 것이다.


□ 사회적 활용 : 디지털 환경을 이용한 조선시대 생활사 연구에 관한 시민강좌 개설

조선시대 생활일기는 현재까지 문화콘텐츠 제작에서 잘 활용되어 오지 못한 생생한 조선시대의 일상사를 대중에게 소개할 수 있는 자료이다. '지암일기' 디지털 아카이브 및 시각화 콘텐츠에 대한 대중강좌는, 디지털 인문학 방법론을 통해 가공된 한국의 전통 일상을 일반인에게 소개하고, 고기록 자료의 다양한 사회적 활용을 효과적으로 촉발할 것이다.


□ 산업적 활용

1. Wiki 사이트 구축을 통한 사용자 접근성 증대

본 연구의 결과물은 Wiki 기반의 웹사이트로 구축될 것이다. Wiki 소프트웨어가 지닌 상호적(Interactive)  특성을 반영한 콘텐츠를 제작함으로써, 향후 연구자 또는 일반인 사용자들의 접근성을 증대시키고, 이용의 편의성을 제고할 것이다.

2. 문화콘텐츠 제작자들을 위한 새로운 스토리 요소 제공

현재 조선시대를 배경으로 제작되고 있는 영화, 드라마, 게임, 웹툰 등 여러 형식의 콘텐츠들은 조선시대 사람들이 어떻게 생활하였는지에 대한 구체적 근거를 확보하지 못한 채 개략적인 상상만으로 내용과 형식을 만들어내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본 연구를 통해 산출될 결과물은 기존에 발굴되지 않았던 조선시대의 생생한 생활상을 정보로 제공함으로써, 전통시대를 배경으로 한 문화 콘텐츠 제작에 효과적으로 기여할 것이다.

3. 해남군과의 콘텐츠 연계 협약을 통한 지역관광산업에 기여

전라남도 해남은 해남 윤씨 관련 유적 및 땅끝마을 등 관광자원이 풍부하여 전국적으로 많은 방문객이 찾는 대표적 관광지 중 하나다. 현재 해남군에서 서비스하고 있는 해남 윤씨 관련 관광 상품 및 프로그램 제작, 지역 박물관 내의 디지털 콘텐츠 제공에 본 연구의 결과물을 연계하는 협약을 맺음으로써, 지역 문화의 대중화를 촉진하고 관광산업에 기여할 수 있다. 특히 해남 연동 녹우당 구역 ‘고산유물전시관’과 연계될 경우 전시관의 기능을 더욱 높일 수 있을 것이다.


□ 국제적 활용

1. 디지털 인문학 국제 네트워크 ‘CenterNet’ 등록 및 교류

2007년 이래로 현재까지 19개 국가, 190여 개 기관이 참여하는 디지털 인문학 국제 네트워크인 CenterNet에 가입하여 연구의 과정과 성과를 공유할 것이다. 본 연구에는 이미 CenterNet 관련 국제회의에 참여한 공동연구원이 포함되어 있다. 이에 연구 결과를 국제적으로 확산할 것이다.

2. 국제학술대회 참가 및 발표

연구의 3차 년도에 개최될 ‘2019년 세계 디지털 인문학 대회’(DH 2019)에 2명의 연구원이 참석하여, 연구 성과를 논문으로 발표하고 이를 통해 국제적 연구로서의 학술적 가치를 획득하고자 한다. 이는 한국 고문헌 자료를 현대 미디어로 재매개화한 본격적 연구로서 평가받을 수 있을 것이며, 국내의 디지털 인문학 연구 방법론을 국제적으로 소개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 후속연구 파생 가능성

1. 여타 일기와 생활사 자료에 적용될 수 있는 방법론 개발

현재까지 발굴된 조선시대 일기 자료만 해도 100여 종이 넘는다. 생활사 자료 및 기록들을 대상으로 할 경우, 본 연구의 성과를 표준적으로 적용할 수 있는 후속 연구가 지속적으로 이루어질 것이다. 특히 개별 일기 자료 및 생활사 자료 DB와 시각화 결과물이 누적되고 축적된 콘텐츠들이 표준정보에 근거하여 네트워크로 연계될 경우에 ‘조선시대 생활사 자료 종합DB’를 구축할 수 있을 것이다. 이는 ‘조선왕조실록’이나 ‘승정원일기’ 등을 중심으로 한 관찬 기록 중심의 연구를 넘어서, 개인의 기록과 다양한 민간 기록을 활용한 생활사, 문화사 연구를 더욱 활성화시킬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다.

2. 후속세대 연구자 양성의 교두보로 활용

국내의 경우 디지털 인문학 연구가 이제 막 시작되는 시기임을 고려할 때, 본 연구는 디지털 인문학 연구자 양성의 훌륭한 교두보로 기능할 것이다. 특히 인문정보학 전공 연구보조원은 본 연구의 성과를 체계적으로 정리한 박사학위 논문 작성을 계획 중이다. 




연구요약 : 


 • 디지털 인문학 연구방법론을 적용한 본격적 역사 연구 : 본 연구는 조선시대 생활 관련 정보를 풍부하게 담고 있는 ‘지암 윤이후’의 일기를 분석하여 디지털 아카이브를 구축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아날로그 미디어를 디지털 미디어로 변환하는 과정을 통해 데이터를 중심으로 한 역사학 연구가 무엇인지 제시하고 향후 디지털 환경에서 인문학 연구를 어떻게 수행할 것인지에 대한 명확한 로드맵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다. 또한 현재까지 발굴된 다량의 조선시대 일기와 생활사 자료 데이터를 효과적으로 구축하고 서비스할 수 있는 디지털 아카이빙 표준 모델을 개발하며, 디지털 데이터를 활용한 새로운 역사 해석을 시도하고자 한다.


• 일기 속에 담긴 내용과 분석 요소들 : '지암일기'는 1692년부터 1699년까지 즉 95개월간의 기록을 지니고 있으며 그 내용 또한 간척, 농사, 어로, 노비, 날씨, 교유, 여행, 통신, 유배, 시, 음악, 미술, 건축, 조경, 원예, 풍수, 의약 등 전통시대의 다양한 정보를 내포하고 있다. 연구팀에서 분석한 데이터에 근거하여 추산할 경우 인물 16,000여 항목, 공간 6,000여 항목, 사건 2,000여 항목, 물품 3,500여 항목, 음식 200여 항목, 의약 400여 항목 경제활동 600여 항목, 정치활동 400여 항목, 의례 600여 항목 등 그 항목도 다양하거니와, 그 수량 또한 대략 30,000여 항목이 넘는 방대한 정보이다. 이러한 방대한 양의 생활 정보가 ‘공간’ 및 ‘인물’ 요소와 유기적으로 엮여 ‘시간’ 순으로 기술되어 있어 인문 지식의 표준정보 모델을 구현하기 위한 기초 대상으로 삼기에 매우 적합하다. ‘시간’, ‘공간’, ‘인물’ 항목을 기준으로 DB를 설계하고 이를 토대로 시각화 콘텐츠를 구현할 경우, 아날로그 환경에서 분석이 어려운 유의미한 지식을 디지털 환경에서 창출할 수 있는 것이다. 예컨대 개별 사건의 구체적 유형이나 인물의 속성 그리고 인물 간 속성을 체계적으로 설계하여 시각화한 다음, 사건-사건, 인물-인물 사이의 관계를 연결해나가면서 분석할 것이다. 이러한 작업을 통해, 17세기 말 숙종 조의 정국 속에서 개별 인물들이 어떠한 맥락에서 정치・사회활동에 간여했는지에 대한 흥미로운 정보를 얻을 수 있다. 데이터를 통해, 일기를 쓴 당사자도 뚜렷이 인식하지 못한 당대의 역사적 조건과 맥락 속에 한 개인의 삶의 여정을 연계하여 분석하는 것이 가능해질 것이다. 또한 일기에 서술된 다양한 여정 기록들을 정보화하여 KML과 같은 전자지도 기술방식을 이용하여 시각화 한 후에 Wiki 소프트웨어를 통해 하이퍼링크로 연결할 경우, 지도 매체를 통해 문학 매체를 접하는 기존 아날로그 환경에는 없었던 새로운 방식의 문학적 체험을 제공할 수 있다.


• 데이터에 기초한 연구 방법과 절차 : 본 연구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6단계에 걸친 연구 절차를 수행함으로써 연구 결과를 산출하고자 한다. 1단계에서는 '지암일기'의 구조 및 내용을 분석하고 다양한 맥락의 데이터를 추출한다. 2단계에서는 추출된 데이터를 바탕으로 효과적 체재의 DB를 구축하기 위해 OWL과 Protégé 기술을 활용하여 온톨로지를 설계한다. 3단계에서는 설계된 온톨로지를 토대로 Wiki 문서를 작성하고 일자별 기사를 모두 XML로 기술하여 DB를 구축한다. 4단계에서는 추출된 데이터 및 설계된 클래스 항목을 기준으로 실제 방문 및 조사가 필요한 지역을 선정하여 현장조사를 실시한다. 5단계에서는 4단계까지 정리된 내용을 토대로 데이터 및 데이터 간의 관계를 분석하고 이에 대한 내용을 바탕으로 시각화 콘텐츠를 구현한다. 시각화 콘텐츠 구현 시 기본적으로 Graph Database(Network Graph)와 KML 기술을 이용하되, 필요할 경우 Java Script에 기초한 D3 Library를 적극적으로 활용한다. 6단계에서는 최종적으로 완성된 연구 결과물(연구방법론, DB, 시각화 결과물)의 활용도를 높이기 위해 본 연구의 전체 과정을 연구방법론으로 정리하여, 데이터로 정리된 자료를 분석하여 조선시대 양반의 일상을 새로운 차원에서 밝히는 학술논문을 발표하고 단행본으로 발간하는 작업을 수행한다.


• 디지털 미디어와 조선시대 생활 연구 : 디지털 미디어를 통해 전통시대 사적으로 기술된 생활 일기를 재구조화하는 과정은 그 속에 담긴 내용을 다각적으로 접근할 수 있게 하는 것으로, 역사 및 인문학 연구의 방법론적 전환을 가져올 것이다. 한 시대와 그 가운데 인간의 삶을 여러 각도에서 심층적으로 들여다보고 그와 얽힌 정보들을 복합적 연계망을 통해 탐색하는 것을 가능하게 함으로써, 고전 자료가 디지털 환경에서 현대적으로 재매개화(remediation)될 수 있는 가능성을 열고 새로운 차원의 생활사 분석의 장을 열어 창조적 차원의 인문학 융합연구 사례로 자리매김하고자 한다.



출처 : 2016년도 인문전략연구지원사업(인문학국책/인문학디지털/인문브릿지) 신규과제 예비선정 공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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