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문학총연합회

한국인문학총연합회(회장 김혜숙 이화여대)는 지난 19일 한국프레스센터에서 ‘한국의 인문 진흥을 위한 학술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번 학술대회는 인문학의 위기라는 선언이 나올 때마다 선심성 단기지원 예산으로 학계를 달래왔던 정부의 근시안적 지원에 대한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마련됐다.

이번 토론회에서는 100년을 내다보는 장기적인 지원책에 대한 제안이 나와 주목을 끌었다. 매체 변화의 시기에, 국학 자료의 기본 문헌을 확립하고 디지털화 하는 작업이 시급하다고 주장한 김남두 서울대 명예교수(철학)는「인문 진흥의 기본 방향」에서 “길어야 3년 주어지는 지원방식으로는 사전 편찬, 판본 확립 같은 긴 시간이 걸리는 작업이 불가능하다”라며“30년 단위로 최장 100년까지 계속되는 지원체제를 만들 필요가 있는데, 광복 100주년을 맞는 2045년까지 1차로 30년 단위의 디지털 인문학 토대사업(Digital Humanities Korea) 발진할 것”을 제안했다.

이날 축사에서는 박진숙 새누리당 의원(교육문화체육 관광위원)을 비롯해 故 스티브 잡스가 여러 번 등장했다. 왜 한국에서는 그와 같은 인물을 배출할 수 없는가에 대한 내용이 주를 이뤘다. 잡스가 서 있는 미국 인문학의 토대와 한국의 인문학의 토대가 다르다고 지적한 안재원 서울대 인문학연구원 HK연구교수(서양철학)는 "미국 인문학은 공히 연구와 교육의 기반이 단단하고, 그 기반 위에서 세계를 선도했다. 따라서 잡스가 강조하는 인문융합이 한국에서도 실현가능하려면 인문진흥의 법적 기반이 마련될 때 가능하다"라고 말하며 인문 진흥법 발의에 대한 당위성을 강조했다.

토대도 마련되지 않은 상황에서 잡스처럼 실행하자는 소리는 그야말로 멋있는 말만 베끼는 소리다. 잡스가 강조하는 인문학이 실현되려면 최소 30년은 족히 걸린다는 지적으로 읽힌다.


윤상민 기자 cinemonde@kyosu.net

2013.04.22


출처 : 교수신문 인문 진흥 위해 ‘DHK’ 제안 장기적 지원제도 제안한 한국인문학총연합회 학술토론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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